모든 국가는 국가의 목적 실현을 위하여 중앙과 지방의 관계가 원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려와 조선은 군주국가로서 왕권강화를 위해 중앙집권적인 체제를 구축하려고 노력하였다. 중앙집권적으로 지방을 통치하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방행정구역상의 군현등급제와 군현승강제 또한 중요한 중앙통제의 수단이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고려의 5도양계체제의 군현등급은 규모와는 관계없이 왕실과의 관계, 토호의 세력, 전공 등에 의해 결정된 경우가 많았으며, 군현등급은 곧 지역주민의 신분과도 연계되었다. 주현보다 관리가 파견되지 않은 속현이 많았던 고려시대에서는 군현승강이 빈번하였고 일정한 기준도 없이 행해졌으며 국가가 혼란했을 때 더욱 많아졌다. 조선의 8도 군현제는 고려 후기부터 정비를 거쳐 모든 군현에 수령이 파견된 안정적인 체제였으나 역시 군현등급은 지역주민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조선도 군현승강제를 통하여 지방민을 통제하였으나 고려시대 보다는 객관적 기준을 지니고 있었으며, 주민들의 자치적인 규율과 책임에 의해 향촌질서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